[블로터언팩]노트북 화면이 2개면 가능한 일(feat.에이수스 젠북 프로14 듀오)

발행일 2022-09-24 07:00:02
블로터 기자들이 체험한 IT 기기를 각자의 시각으로 솔직하게 해석해봅니다.
요즘 고사양 노트북은 데스크톱 PC를 대체하고도 남을 수준이다. 웬만한 게임, 영상편집을 비롯해 업무나 여가 등 일상 내 크고작은 영역을 작은 노트북 하나로 모두 커버할 수 있다. 높은 이동성과 공간활용성도 보장된다. 그러나 아무리 고성능 노트북이라도 태생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던 약점은 바로 작은 화면이었다. 
에이수스 젠북 프로14 듀오 OLED. (사진=이건한 기자)

화면이 작다면, 하나 더 달면 됐다
물론 화면의 한계는 보조 모니터를 연결해 일부 극복할 수 있다. 기자도 집에서 노트북을 쓸 때면 곧잘 데스크톱 모니터로 큰 화면을 즐기곤 했다. 다만 이건 모니터가 설치된 집이나 회사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모니터를 가지고 다닐 순 없으니, 외부에서는 13인치 화면을 알뜰살뜰 나누거나 여러 창을 바삐 오가며 기사 쓰는 일이 일상이었다.

에이수스 젠북 프로14 듀오 OLED는 독특한 폼팩터로 대안을 제시했다. 번거롭게 보조 모니터를 연결할 필요없이 아예 디스플레이를 하나 더 탑재한 것이다. 실제로 제품을 펼치면 14.5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사이에 12.7인치 보조 디스플레이가 비스듬히 펼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에이수스 젠북 프로14 듀오 전면 이미지. 중간에 화면 하나가 더 들어갔지만 사용 중 별다른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사진=이건한 기자)

제품을 옆에서 바라본 모습. 보조 디스플레이가 비스듬히 펼쳐진다. 고개를 과하게 내리지 않아도 왜곡 없는 화면을 볼 수 있다. (사진=이건한 기자)

에이수스가 ‘스크린 패드 플러스’로 명명한 이 보조 디스플레이의 이점은 적지 않다. 물론 20인치 이상 모니터 하나를 통째로 연결해 쓰는 만큼의 쾌적함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창을 오가는 일이 줄어든 것만으로도 노트북 사용 중의 만족감은 크게 높아졌다. 활용법은 사용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자는 업무에 필요하지만 자주 껐다켜야 했던 참고자료, 메일함, 메신저 등을 보조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써보니 최대 3분할 정도까진 시인성에 크게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나누어 쓸 수 있었다. 덕분에 실시간 알림에 대한 반응 속도도 빨라졌다.
실제로 본 기사 원고 작성 중 분할 화면을 갈무리한 모습. 메신저, 웹브라우저 등은 보조 디스플레이에 두고 메인 화면에서는 원고 작성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사진=이건한 기자)

보조 디스플레이가 이 제품의 핵심인 만큼 이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의 기능도 여럿 내장돼 있다. 키보드 오른쪽 터치패드 위 버튼을 누르면 메인 디스플레이와 보조 디스플레이에 띄운 화면 위치가 빠르게 교체된다. 큰 화면에서 자료를 확인해야 할 때, 혹은 작업의 우선순위가 바뀌었을 때 원클릭으로 빠른 전환이 가능했다.
키보드 단축키로 메인·보조 디스플레이를 빠르게 전환하는 모습. (사진=이건한 기자)

원하면 보조 디스플레이를 잠시 끄거나 숨길 수 있다. 역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된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화면 설정 기능도 있다. 밝기나 화면분할 기본 비율 등을 정할 수 있고, 가장 편리한 건 ‘작업그룹’ 기능이었다. 특정 앱을 정해진 레이아웃에 등록해두면 터치 한번에 메인·보조 디스플레이에서 원하는 앱들을 한 번에 켤 수 있다. 게다가 두 화면 모두 터치 스크린이라 마우스 없이도 사용할 수 있고 전용 스타일러스(펜)로는 손글씨나 메모 작성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쓰기 나름’인 환경인 셈이다.
보조 디스플레이 기능 설정 화면 갈무리. 작업그룹(오른쪽)을 이용하면 자주 쓰는 프로그램 배치를 원클릭으로 실행할 수 있다. (사진=제품 내 갈무리) 

제작사인 에이수스는 이 모델을 창작자(크리에이터)용으로 소개한다. 한번에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영상, 이미지를 편집하는 디자이너들에게 보조화면은 분명 큰 편의를 제공할 터다. 하지만 그 외에도 주식투자자, 유튜버, 게이머 등 멀티태스킹 작업이 많은 사용자라면 누구에게든 어울릴 만한 제품이란 평가다. 또 해당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필요하다면 HDMI로 추가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보조 디스플레이의 존재가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건 분명하다.

일반 사용자는 어떨까? 멀티태스킹 빈도가 낮은 사람이라면 가성비 측에서 추천하지 않는다. 이번에 리뷰한 젠북 프로듀오 14 OLED 모델 가격은 329만9000원이다. 고사양 하드웨어에 보조 디스플레이까지 더해지면서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호기심만으로 접근하기엔 비싼 가격이다. 새로운 폼팩터에 관심 있는 얼리어답터 정도라면 관심을 가져볼 수 있겠다.

여담으로 보조 디스플레이를 세 손가락으로 누르면 순식간에 터치패드 모드로 전환했다가 해제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독자들의 상상력에 맡기겠다.
보조 디스플레이를 디지털 터치패드로 전환했다가 빠르게 해제하는 모습. 영상은 유튜브 장삐쭈 채널의 에이수스 콜라보 콘텐츠 중 한 장면이다. (사진=이건한 기자)

참고로 보조 디스플레이의 화질은 메인 디스플레이처럼 ‘쨍한’ 느낌이 아니다. 메인에는 OLED 패널이 사용됐지만 보조에는 LCD 기반 IPS 패널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지문 방지를 위한 필름 처리까지 되어 있어 빛이 투과되는 느낌은 메인과 보조 디스플레이가 각기 다르다.

미디어 편집, 게이밍 OK…팬 소음은 아쉬워
이번에 사용해본 제품의 주요 스펙은 다음과 같다. △인텔 코어 i7-12700H 2.3GHz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50Ti 랩톱 GPU △32GB LPDDR5 △512GB M.2 MVMe SSD △76WHrs 배터리 △배터리 포함 무게 1.75kg, 두께 17.9mm 등이다.

게이밍 제품이 아니지만 성능상 대중적인 3D 게임 구동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최고옵션 플레이 기준 45~50프레임, GPU 온도는 60도 정도를 유지했다. 해당 옵션과 메인·보조 디스플레이 최대 화면 밝기 기준으로 30분간 약 34%의 배터리가 소모됐다. 발열은 크게 체감되는 수준이 아니다. 다만 냉각팬에 제한을 걸지 않을 경우 게임 플레이 중에는 팬 소음이 상당했다. 당시 같은 방에 있던 가족이 “혹시 밖에 비가 오냐”고 물었을 정도. 제품의 화면 주사율은 최대 120Hz를 지원한다.
프리미어 프로용 가상 제어판 기능을 실행한 모습. (자료=에이수스 홈페이지)

이외 기타 편의기능으로는 얼굴인식 잠금해제, 이미지·영상 편집자를 위한 스마트 제어판 기능이 있다. △포토샵 △프리미어 프로 △에프터 이팩트 △라이트룸 △일러스트레이터 작업을 위한 다이얼과 슬라이드, 스크롤 등 가상의 컨트롤러를 보조 디스플레이에 띄워 쓸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입출력 단자는 USB 3.2 Gen 2세대 2개, 선더볼트4 USB-C 2개, 각각 1개의 HDMI 2.1, SD 익스프레스 7.0 카드 리더, 오디오 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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