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한글과컴퓨터'가 SaaS·메타버스·위성에 꽂힌 이유

발행일 2022-06-28 18:14:42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사진=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김연수 대표 체제를 맞이한 지 약 1년을 앞둔 가운데 회사는 기존의 오피스 사업에서 벗어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메타버스·위성 등 신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8월 한컴의 대표로 취임한 김 대표는 한컴그룹의 오너인 김상철 회장의 장녀다. 한컴에서 해외사업총괄, 전략기획실장, 운영총괄, 미래전략총괄 등을 맡으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한컴의 대표에 오르며 회사 경영의 전면에 섰다. 김 대표 취임 후 회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신사업은 크게 △SaaS △메타버스 △위성이 꼽힌다. 이는 회사가 기존의 오피스 사업에서 벗어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 중인 '글로벌-데이터-서비스' 기조에 부합하는 사업들이기 때문이다.

SaaS는 한컴이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있어 기본적인 툴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컴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경쟁력을 갖추는 전략을 택했다. 회사는 28일 싱가포르에 설립 중인 한컴홀딩스를 통해 글로벌 SaaS 기업 케이단 모바일(KDAN Mobile, 이하 KDAN)에 최대 1550만 달러(약 201억원)를 투자해 약 30%의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2009년에 대만에서 설립된 KDAN은 △모바일 PDF 솔루션 △전자서명솔루션 △모바일 애니메이션 솔루션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매출의 80%가 북미와 유럽에서 나온다. 서비스별로 보면 매출의 절반이 어도비 도큐먼트CC와 경쟁하고 있는 인공지능 문서관리 서비스로 발생하고 있다. 해당 문서관리 서비스에는 한컴의 기술을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시범 적용하고 있다. KDAN은 2018년 실리콘밸리 리뷰가 꼽은 'Top 10 Best Software Company'에 선정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 대만 거래소 TWSE(Taiwan Stock Exchange)에 상장을 추진 중이다.



메타버스도 한컴 신사업의 한 축이다. 한컴이 펼치는 각종 데이터와 서비스를 글로벌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한컴의 메타버스 사업 전략은 제휴다. 최근 국내 유통시장 강자 신세계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컴이 신세계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획·개발하고 기술검증(POC)까지 맡는다. 신세계는 플랫폼에서 선보일 콘텐츠 및 서비스에 대한 기획과 소싱을 담당한다. 신세계는 한컴에 지분투자까지 하며 끈끈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컴은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를 운영 중인 싸이월드제트와도 손을 잡았다. 한컴이 제작한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 앱을 싸이월드 앱과 연동한다. 싸이월드 이용자가 앱에서 싸이타운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 3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싸이월드와의 연동을 통해 보다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용자는 싸이타운 앱에서 소규모 미팅이나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다. 아직 비즈니스 모델(BM)은 적용되지 않았다. 한컴은 이용자를 확보한 후 싸이타운에서 이용자들이 다양한 경제활동도 펼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위성 사업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다. 한컴은 지난 5월25일 오후 2시35분(한국시간 26일 오전 3시35분)에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에 위치한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국내 첫 지구관측용 민간위성인 '세종1호(Sejong-1)'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세종1호는 발사 후 지상국과의 교신까지 완료했다. 한컴은 세종1호 발사를 통해 인공위성·드론·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를 기반으로 우주-항공-지상을 아우르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벨트를 구축하게 됐다. 위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영상 데이터를 가공해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 판매할 수 있다.

한컴은 2023년 상반기에 세종 2호, 하반기에 3호와 4호, 2024년에 5호까지 총 5기의 인공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5년 내 50기 이상을 발사해 군집위성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내년에 발사할 4기부터는 초소형 인공위성 및 탑재체를 직접 제작해 발사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신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한 확실한 경영권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28일 자사주 6만7324주를 매입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자신이 대표로 있던 특수목적법인 에이치씨아이에이치(HCIH)를 통해 한컴의 지분 9.89%를 인수했다. 이번 지분 매입까지 더해 총 10.16%의 지분을 확보하며 2대 주주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한컴의 최대 주주는 20.64%(이하 1분기보고서 기준)의 지분율 보유한 한컴위드다. 김 대표가 대표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HCIH는 9.89%의 지분을 보유했다.

한컴그룹 전체로 보면 여전히 김 회장이 지배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컴의 모기업이자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한컴위드의 최대주주(15.77%)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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