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선택
-
커스터디중단편 오메르타 / SF, 추리/스릴러평온한 근미래의 일상에 감춰진 충격적 진실포근한 햇살이 스며드는 아침, 싱글맘인 혜주는 여느 때처럼 아들 준의 등교 준비를 하고 출근을 서두른다. 전자 스크린에 떠오른 정보들을 단순하게 터치만 하여 넘기는 기계적인 업무에 매진하는 동안에 회사 로비에 지인이 찾아왔다는 메시지가 뜨지만, 딱히 찾아올 만한 상대가 떠오르지 않던 혜주는 보험판매원이 아닐까 하고 무시한다. 다음 날, 직장 동료가 바에서 만난 남자에 대해 호들갑스럽게 늘어놓는 묘사가 묘하게 혜주를 불안하게 하는데. 모자 가정의 단란한 아침 장면으로 시작되는 「커스터디」는 머지 않은 미래에 실현될 법하고 피부에 와닿는 기술들이 발전된 일상의 모습을 그려 낸다. 그러나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단순 작업에 동원되는 노동이라든가, 드론이 당일 택배를 정확하게 배달되지만 한 주가 넘도록 지연되는 등의 장면들이 이 눈부신 일상이 어딘가 어긋나 있는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제공하며 점차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주인공을 찾는 낯선 이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까? 이 세계에 감도는 불안함의 근원은 무엇일까? 결말까지 이른 후에는 ‘커스터디’라는 제목의 절묘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
에반대 휴대폰 절도 사건중단편 유우주 / 추리/스릴러휴대폰 절도범과의 추격전, 그리고 협상!수정은 친구 지수에게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대학신문에 실을 기사를 방금 막 완벽하게 완성해 마음이 홀가분한 수정은 흔쾌히 찾아주겠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집착이 심한 지수의 남자친구가 깔아 놓은 휴대폰 추적 앱으로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아 나서고, 유명하지 않은 미국 지역 축구팀의 캐릭터가 디자인된 독특한 휴대폰 케이스 탓에 한 풋살인이 가져갔다는 사실을 손쉽게 알아낸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풋살인이 지수의 핸드폰을 든 채 도망가기 시작하면서 추격전이 벌어지는데. 특이한 휴대폰 케이스 탓에 자기 핸드폰으로 착각하고 실수로 가져간 풋살인이 지수의 핸드폰을 돌려주지 않고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휴대폰을 인질(?)로 삼아 호숫가에서 벌어지는 협상을 통해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는 「에반대 휴대폰 절도 사건」은 통통 튀는 전개와 빠른 장면 전환, 시의성 있는 주제로 눈을 뗄 수 없는 코지 미스터리다. 지수가 물건을 잃어버리고 찾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고 하니 두 대학생이 활약하는 다른 사건들도 연이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
풍경들연재 fool / SF, 판타지사색과 문학적 여정이 한데 뒤섞인 다층위 SF 사변소설‘나’는 낡은 범용 인조인간 생성기가 어떠한 이유로 일시적으로 재작동되는 과정에서 우연히 태어났다. 과거에 군사용으로 만들어졌을 범용 인조인간의 형체인 ‘나’는 정신을 차려보니 혼돈 속에서 어쩌다 태어나 있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검역소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생성 오류로 인한 ‘불량품’으로서 폐기 대상임을 통보받는다. 실제로 생성기 오작동으로 인해 신경계와 근골격계에 문제가 발생해 균형조차 맞지 않는 몸이었지만, 그는 ‘어차피 태어났으니 그저 죽을 때까지 다만 살아갈 뿐이라고’ 되뇌며 지상으로 나가는 출하장 터널로 향한다. 빛에 익숙해지기 위해 한참을 기다린 후 나아간 세상에서 그가 마주한 첫 번째 풍경은 바로, 사멸한 지 오래된 문명의 낡은 자취가 가득한 세상이었다. ‘세상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쿵 소리 한 번 없이 흐느낌으로.’ 그는 네빌 슈트의 『해변에서』를 인용하면서, 고요한 파멸을 맞이한 지역의 풍경을 응시한다. 그리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풍경들」은 서술자이자 관찰자로서 등장하는 불량품 범용 인조인간인 ‘나’를 주인공으로, 그가 태어난 행성의 풍경들과 계속해 마주해 나아가는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사실 이것이 실재적 여정인지, 인조인간의 인지적 상상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다만 그는 말한다. ‘내 내면 속이든 어디든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계속해서 새로운 풍경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 마주하는 풍경을 대하는 ‘나’의 사색과 더불어 문학적 인용이 한데 뒤섞이는데,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정보까지 욱여넣었는지는 알 수 없다. 성경부터 용비어천가, 윤동주와 신동엽의 시까지 넘나드는 다채로운 문학과 노랫말 등이 풍경과 어우러져 등장한다. 「풍경들」은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연재라는 형식에서 피어나는 분절된 호흡은 물론, 그 반대로 빽빽하게 정렬된 문장의 배치까지 작품의 형식이 결정짓는 고유한 분위기와 개성이 가득한 작품이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
장군의 깃발중단편 겨울볕 / SF소통하고 있다는 환상이 만들어 낸, 끔찍한 비극벨테쿠시와 지구는 아주 공고한 동맹이다. 특히나 서리서슬 여단은 ‘지구인과 벨테쿠시인을 잇는 화합과 유대의 상징’이라고 불릴 정도다. 하지만 처음, 벨테쿠시와 지구가 접촉할 당시만 하더라도 화합과 유대 대신 싸움만이 지리멸렬하게 이어졌다. 이수연 장군과 카녹-비히르 대공은 둘 모두 대단한 책략가로, 결국 싸움은 승패를 가릴 수 없는 봉착 상태를 맞이하고 만다. 이 싸움을 해결하기 위해, 카녹-비히르 대공은 이수연 장군을 식사 자리에 초대하고, 두 지휘관은 양측 종족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바로 ‘백기’의 의미. 서로 발달해 온 역사와 문화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흰 깃발을 항복의 의미로 사용한다는 사실이 놀랍고, 또 반가운 이들은 순식간에 휴전에 합의한다. 바야흐로 벨테쿠시와 지구 사이의 돈독한 동맹의 시작은 이렇게 쓰인 것이다. 그러나 숨겨진 역사가 있었으니……. ‘번역은 반역이다.’ 완벽한 번역은 없다는 뜻이며, 종종 원 문장을 상회하는 번역이 있는가 하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Tomorrow is another day.”의 의역이다.) 반대로 원 문장의 뜻을 심히 훼손시키거나 아예 뜻을 바꾸어 버리는 오역도 있다. 때로는 문장의 뜻을 문자 그대로 옮기더라도, 문화의 맥락을 옮기는 데에 실패해 원문의 뜻을 저해하기도 한다. 같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 온, 같은 종인 인간들 사이에서조차 이러한데 완전히 다른 행성에서 발달한, 다른 종과는 과연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그 소통이란 과연 오해의 여지가 없이 완전할 수 있을까? 혹시 그 과정에서 비극이 발생한다면,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탄탄하고 충실한 SF 소설, ‘장군의 깃발’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모범 답변이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
휘파람을 불면중단편 이필원 / 로맨스, 판타지#편집부가 추천하는 출판 작품춘분, 당신이 휘파람을 분다